한남동에 자리한 사유는 1층부터 루프탑까지 각 층별 컨셉을 가진 복합문화공간이다. 카페, 초콜릿 랩, 플라워 샵, 의류 편집샵, 시네마 카페, 갤러리 등 여러 공간을 한 건물에 담아내고 싶었던 사유는, 오랜 공사 기간을 거쳐 각 층을 컨셉별로 구분해 지난 5월 오픈했다. 사람과 사랑을 생각하는 마음을 모아 작은 기적을 만들기 바란다는 이곳 ‘사유’는,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한남동 도심 속에서도 사유 할 수 있는 공간이 됐다.
사유의 1층 공간에는 카페는 물론, 국내에서는 흔히 보기 어려운 카카오 가공 랩, 그리고 플라워 샵인 ‘꽃소리’가 있다. 바닥은 콘크리트에 유광 에폭시로 코팅, 콘크리트 천장을 검은색으로 칠해 어두운 톤으로 공간을 꾸몄고, 좌석, 화분 등 코퍼 도금 메탈로 제작한 인테리어 소품들이 포인트를 준다. 여기에 계단형 좌석 꼭대기의 실내조경과 매장 곳곳의 각종 꽃이나 식물들은 조화롭게 어우러져 1층을 장식하고 있다. 천장이나 바닥의 어두운 톤은 커피를, 파사드나 소품 등의 코퍼 도금 메탈은 초콜릿을, 그리고 실내 조경과 화분은 꽃소리를 각각 연상시킨다고도 할 수 있겠다. 1층에 넓게 자리한 계단식 좌석은 투박한 콘크리트가 조명과 만나 따스한 느낌을 준다. 삼각형 모양으로 계단식 좌석 꼭대기에 구성한 조경공간은 채광이 쉽지 않은 공간적 특성에 맞춰 최대한 햇빛에 민감하지 않은 식물들로 꾸몄다.
1층 한 켠에 자리한 ‘사유공간’은 플라워샵 ‘꽃소리’의 플라워 클래스를 여는 공간이다. 검은 타일로 꾸민 이 공간의 한쪽 벽면은 블랙 보드를 설치해서 수업 중 필요한 사항을 필기할 수 있도록 했다.
사유의 2층은 국내외 디자이너 브랜드 의류를 취급하는 편집샵이다. 1층과 대비되는 화이트 컬러를 베이스로, 극도로 절제한 컬러 사용은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온전히 옷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2층 매장 출입구와 편집샵 내 한 켠의 문은 중앙에 축이 있어 제자리에서 회전하며 공간을 구분한다. 의류매장의 거울 역할을 수행하기도 하는 이 문은 한쪽 면은 전신 거울로 되어있지만 뒷면은 흰 바탕에 사유의 로고가 심플하게 새겨져 있어 독특하고 재미있는 모습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3층은 시네마 카페 컨셉으로 꾸민 공간으로 고객들이 고전 영화를 감상하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바닥은 짙은 회색의 카펫으로, 천장은 민속놀이인 제기를 그물에 꿰어 장식했고, 3층의 제각각 유니크한 가구들은 디자이너 브랜드 제품으로 가구 쇼룸에 온 듯 감각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최상층이라 다른 곳에 비해 특별히 천장이 높은 4층은 사유의 아트디렉터들이 꾸민 아트갤러리 겸 카페다. 이곳의 작품들은 4층 공간의 기둥이나 벽면에 높게 기대어 의도한 듯, 우연인 듯 높은 천장과도 잘 어우러지는 멋스러운 디스플레이를 자랑한다. 유럽의 어느 주거공간이나 예술가들의 스튜디오 같은 분위기의 4층 갤러리는 벽면이 폴딩 글라스로 되어있어 탁 트인 전망을 통해 분위기 있는 한남동의 전망을 볼 수 있고, 유리 벽에 자유롭게 기댄 듯 배치한 작품들은 전망과 어우러져 조화롭다. 사람과 사랑을 생각하라는 사유의 기본 이념과, ‘자유로움’ 이라는 컨셉으로 꾸민 이곳 갤러리 카페는 고객들이 바닥에 마음대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해서 어린이들부터 성인들까지 갤러리를 찾는 고객들도 그들의 작품을 바닥에 마음껏 전시하게끔 배려했다.
‘일대에서는 보기 드문 뷰(view)’라는 건물의 입지적 장점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사유 팀은 각 층마다 계단참에 야외 좌석을 배치했다. 루프탑 공간은 데크를 뒤집어 바닥으로 깔고, 단차를 줘서 고객들이 앉을 수 있도록 꾸몄다. 중앙의 화단 겸 테이블은 벽돌을 새로 쌓아 올려 만든 구조물이다.
사진 여인우
차주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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